역사상 고유 영토로서 문헌에 처음 기록된 것은 ≪세종실록≫ 지리지에서 입니다. 처음에는 여진말의 음을 따서 사차마또는 사차,사혈,사혈마 등으로 불리다가 세종 때의 육진개척 이후에 북변의 지명을 점차 새로 지을 때 녹둔도라고 하였습니다.

 섬 둘레는 2리 정도이고 높이는 수면에서 10자 되는 작은 섬입니다. 산물은 보리·밀·수수와 각종 어류 및 청백염이다. 육진개척 이후 국경 하천이 된 두만강의 하천도서였으므로, 그 건너편 지역에 살던 여진족들이 물자가 궁핍하면 그 때마다 녹둔도에 잠입해 자주 약탈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 섬 안에 길이 1,246척의 토성을 쌓고 높이 6척의 목책을 둘러 병사가 방비하는 가운데 농민들이 배를 타고 섬에 오가며 농사를 지었습니다. 원래 사토로 이루어진 이 섬이 농경지가 되기까지에는 많은 고난과 시일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이 녹둔도에 상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었고, 춘경추수기에 한해 주로 군인들의 보호를 받으며 그곳에 출입하였습니다.

 선조 때에는 출입의 번거로움을 덜고, 방수를 강화하기 위해서 녹둔도에 둔전을 실시하자는 의견이 자주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이 섬에서 농작물이 생산된 뒤에는 여러 여진부족들이 생활 물자를 구하기 위해 자주 이 섬을 침입, 약탈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는 1587년(선조 20) 9월에 발생한 사건 때였습니다. 이 때 여진 시전부족이 녹둔도에 몰래 침입해 방비하던 수호장 오형, 감관 임경번 등 11명의 군사를 살해하고 군민 160여명을 납치해 갔으며 말 15필을 약탈해 간 것이었습니다. 그 뒤 조정에서는 여진족에 대해 강경정책으로 대처하면서 영토수호 의지를 천명하였습니다.

 녹둔도는 1800년대 이후 강 상류의 모래가 유속에 밀려 내려와 녹둔도와 그 대안 사이에 퇴적됨에 따라 연륙되어 갔습니다. 확실한 연륙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1860년 북경조약의 결과로,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국경지역이었던 녹둔도가 조선·청·러시아 3국간의 국경지역으로 되었습니다.

 1882년 1월 고종은 어윤중을 서북경략사로 삼고 녹둔도를 우리 영토로 편입할 방략을 모색하도록 명하였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국교가 열리자 러시아 공사에게 이 섬의 반환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소득이 없었습니다.

 또 고종은 김광훈(金光薰)·신선욱(申先郁)을 현지로 보내어 녹둔도 관계 지도를 작성하게 하였습니다. 이 지도는 ＜아국여지도 我國輿地圖＞라는 이름으로 녹둔도의 지리적 상황을 자세하게 나타내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민가는 113호에 인구 822명이 우리 풍속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섬은 우리 영토로 유서깊은 관계를 갖고 있으나 1860년 북경조약으로 러시아로 넘어갔으며 오늘날까지 귀속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미수복 영토입니다.

 이상으로 우리들이 모를는 영토 녹둔도에 대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이와같은 우리의 무관심 속에 버려진 영토가 없기를 바랍니다.